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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동문의 부친상 이후, 정월 대보름을 맞이하여, 맬번에서 민재홍동문이 보내 온 글입니다.

 

나의 벗 용수에게

 

언젠가 이런 날이 오리라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었지만,

청천벽력같이 다가온 부음의 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몇년만 더 사시다 가셨으면 하는 아쉬음에 목이 매인다.

이제 모든 것은 다 꿈같이 흘러가고, 길게 내 뿜는 담재 연기같이 우리 인생이 흘러간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래도 우리는 축복을 받은 것,

인자하신 아버님의 온화한 음성

다정한 목소리가

앞으로 두고 두고 그립겠지만,

그 그리움은 둥근 달을 볼 때마다

아버님의 둥근머리, 둥근 얼굴,

한없이 인자한 부처님 화신같은 모습이라고

생각하리라.

 

저 달이 우리를 찾아와 그 은은한 빛으로

우리를 비쳐줄 때,

그 때는 인자한 아버지가 후손이 잘되라고,

넌지시 앞길을 밝혀주는 것이라고 알아라.

앞으로 달 빛으로 찾아 오실 아버님,

인자한 아버님의 사랑이 그리워,

우리가 목매여하고 애태워할 때,

우리가 그리움과 목마름으로 힘들어 할 때,

은은한 사랑의 빛이

달빛이 되어,

훤한 보름달의 빛이 되어

우리를 비추어 주리라.

 

인생의 목적이 무엇이냐?

달라이 라마는 “남을 돕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지…

“남을 돕지 못살 형편의 사람은 어떻게 하나요?”하는 질문에

달라이 라마가 또 말 했지: “적어도 남을 해치지 말아라.”

 

평생 남을 선의로 대했고, 도와 주기를 하신 아버님

인자하셨던 아버님

공부를 좋아하고

따뜻한 말과 격려,

온화한 인품

성실 그자체

정말 8월 둥근달 같으셨던 분.

 

부처님이 열반하셨을 때 하신 말씀:

“다 이루었다. 쉬지 말고 정진하라.”

 

돌아 보건데,

아버님의 일생은,

초승달로 태어나

보름달이 되셨다.

 

초승달처럼,

처음은 힘들고 고된 피난민 인생이었지만

선종하셨을 땐,

찬란한 저녁노을처럼 인생을 마치셨다.

 

인간으로서

모든 이들을 사랑하고

축복을 내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주어진 인생에 감사하셨다는

아버님

 

아버님은 진흙탕에 곱게 피는 연꽃처럼

세상의 더러움속에서도

달 빛처럼 인생을 사신 아버님

좋은 곳으로 갔으리라 믿는다.

 

갑갑한 육신의 옷을 벗고

이제 어둠을 밝혀 주는

보름달이 되신 아버님

 

슬퍼하지 말고

승천하신 아버님의

인생을 축하하자.

 

그래도 때로는 인자하셨던 아버님이 보고싶을 땐

이제 보름달이 되신 아버님을 보며

우리를 지켜봐 주시는 아버님을 생각하자.

 

아버님이 그리울 때마다 보름달을 생각하며

은은한 달빛처럼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인생을 살면

달님이 되신 아버님도

그런 너를 보시며, 환히 미소지시겠지.

“잘했다 내 아들아”

 

강건해져라 친구여!

맬번에서 민재홍 2018년 3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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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영전에 바치는 시

 

소리없이 바다로 흘러가는

큰 강물처럼

조용히 이승을 떠나가신 아버님

왜 한번 더 저를 부르시지 않으셨나요?

이제 보고 싶으면 어딜 가야 하나요?

다정한 목소리를 듣고 싶으면 어딜 가야 하나요?

무엇이 그리 급해 저한테 한 말씀도 없이

조용히 가셨나요.

 

앞으로 두고 두고 그립겠지만,

 그 그리움은 둥근 달을 볼 때마다

아버님의 둥근머리,

둥근 얼굴이,

한없이 인사한 아버님의 얼굴이라,

생각하겠어요.

 

보름달이 그 은은한 빛으로 비쳐줄 때,

인자한 아버님이,

어둔 밤길 넘어 지지 말라고

앞길을  밝혀주는

달 빛으로 알겠어요.

 

인자한 아버님은

다시 달 빛으로

다시 사랑의 빛이 되어,

훤한 보름달로

다시 오시겠지요.

 

평생 남을 선의로 대해고,

도와 주기를 하신 아버님.

달라이 라마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이냐?

“남을 돕는 것”.

남을 돕지 못할 경우에는

“적어도 남을 해치지 말 것”

몸으로 선사의 말씀을

평생 실천한 아버님은

보살 같은 분.

 

인자하셨던 아버님

공부를 좋아하고

따뜻한 말과 격려,

온화한 인품

성실 그자체였던

정말 팔월 대 보름달 같으셨던 분.

 

제가 은혜를 입은 것은

동해 바다 같으나,

아버님 은혜를 갚은 것은

작은 시냇물 같아요.

 

고달픈 피난민 인생,

인생 괄고를

묵묵히 견디시고

사랑하는 어머니와 작은 아들과 먼저이별하는

말로할 수 없는 아픔도

말없이 견디셨던 아버님.

자신의 때가 오자,

미련없이,

한마디 불평없이,

선종하신 아버님.

 

주변에 폐가 될까봐,

고통의 신음 소리도 누가 될까봐,

찬란한 저녁노을처럼

아름답게

수많은 사람들의 아쉬움속에

인생을 마감한 분.

 

마지막 순간에도

모든 이들을 사랑하고

축복을 내리고

주어진 인생에 감사하셨다는

아버님.

 

진흙탕 같은 세속에서

마치 길거리를 청소하는 미화원처럼

추운 겨울 날,

꽁꽁 언 손발을 녹여주는

화로불처럼

언제나 따뜻했던 분.

 

아버님은

진흙탕에 곱게 피는 연꽃처럼

세상의 더러움속에서도

달 빛처럼 인생을 사신 분.

 

갑갑한 육신의 옷을 벗고

이제 어둠을 밝혀 주는

보름달이 되신 아버님

 

제 마음이 외로워

둥근 보름달도 빛을 잃을 땐

저는 어떻게 하나요?

 

인자하셨던 아버님이

보고싶을 땐

이제 보름달이 되신 아버님을 보고도

마음이 울적할 때엔

어떻게 하나요?

 

아버님이 그리울 때마다

보름달을 생각하며

은은한 달빛처럼

살겠어요.

달님이 되신 아버님처럼,

많은 이들에게 어둠을 밝힌

보름달처럼

저도 살겠어요.

 

이 생에서 아버님을 만난 것은

저의 가장 큰 축복이었어요.

 

먼 훗날 다시 아버님을

뵐 때까지

안녕히…

 

맬번에 민재홍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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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카톡 모음:

2018년 2월 24일

윤수: 공지드립니다. 이용수 동문 부친상(이문철 박사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금일 새벽에 영면하셨습니다. 조문은 오늘 저녁 6:00부터 합니다.장소:시드니 제일교회 (Concord rd & sydney st, Concord)

개별적으로나 동문 단체로 조문해주시면 이용수 동문이 많은 위로가 될것같습니다.

오늘 이용수 동문 부친상 조문 다녀왔습니다:박병태.고직순, 공일창.장병조.한정희.국수일.안승규 .유재우 동문이 문상 같이 했습니다. 외대시드니동문회로 조의금도 전달했습니다. 다시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내일도 교회이기때문에 *저녁 6:00-9:00에 문상시간이 정해져있는바 참고바랍니다.

박병태: 조문하고 돌아 갑니다. 이 동문의 울음에 가슴이 아픕니다.

이용수: 저의 아버님 조문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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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글) 고맙습니다..

유재우: 이용수선배님, 글을 나누게 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이용수: 보름달까지 잘 편집해서 너무고마워요 우리 동문 모든 분들의 깊고 따뜻한 정을 느꼈습니다 머리숙여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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