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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이라는 이름의 불청객-김봉주

 

가을이 바람을 타고 찾아왔다. 여행이 즐거우려면 돌아오게 될 훌륭한 보금자리가 있어야 하듯이 호주의 5월은 Morther’s Day(어머니 날)가 있어 인생 여행에서 더욱 훈훈한 가정이 그리워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신(GOD)이 세상의 수많은 가정에 일일이 임재할 수 없어서 어머니를 대리로 파견했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 어머니의 사랑은 가이없다(Unlimited).
어머니의 생사를 불문하고 인간은 생을 다하는 날까지 뇌리에서 어머니의 영상이 사라지지 않는다.

청량한 가을에 달갑지 않은 질병이라는 불청객이 찾아 와서 주위에 고생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현대 의학에서 병의 종류는 엄청나게 많아서 4만 가지라고 한다.

인체에 문제가 발생하여 나타나는 외부적 현상(증상)을 모두 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대 의학은 그 증상을 완화, 중지, 억제에 초점을 맞추어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증상을 치료하는 대증요법(對症療法, symptomatic treatment)이 주를 이룬다.

한편 자연치유에서는 인체 내부 문제로 일어나는 증세를 병으로 보지 않는다. 모든 질병은 인체 내부에 쌓인 독소와 노폐물을 원인으로 진단한다.
모든 병의 원인은 체내에 쌓인 독이므로 독소만 제거하면 병이 낫는다는 이론을 펼친다.

노인은 젊은이보다 병은 적지만, 그들의 병은 그들로부터 떠나지 않는다.
그러나 병은 신체의 장애이더라도, 마음에 두지 않는 한 의지의 장애는 아니다.

병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밭처럼 파서 갈아준다. 병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것을 견디는 사람은 보다 깊게 보다 강하게 된다.
그래서 병든 사람이란 정상적인 사람보다도 자신의 넋에 더 가까이 가는 사람이라고 어디선가 전해들은 이야기가 떠오른다.

노년의 길목에 다다르면 <성인병>이라는 손님이 방문해서 본의 아니게 불편한 동거(?)에 들어간다. 소위 5대 성인병이다. #고혈압, #당뇨, #관절염, # 골다공증, #변비.

남성은 전립선 비대증이, 여성은 요실금이 사랑방(?)을 차지하게 된다.
옛말에 일병 장수(병 하나 있으면 장수)하고 무병 단명하다고 했으니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걸까?

또한 암 이나 치매가 무단으로 노구에 침입하여 본인과 가족의 애간장을 태운다.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약 80%를 점하고 있으며 뇌에 독성 노폐물(베타 밀로이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생기는 뇌질환이다.
뇌 양쪽에 있는 2개의 ‘해마(직경 1cm, 길이 10cm)’에는 우리가 인지한 내용들이 저장된다.

그렇다면 본인은 모르는 가운데 전 가족을 걱정의 먹구름으로 몰고 가는 치매를 예방할 수는 없을까 ?
가장 먼저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이 필수적이다.
하루 2리터 내외의 순수한 물(청량음료, 홍차 등 음료 제외)을 마셔서 급성과 만성 탈수증을 예방한다. 인체에 물이 부족하면 뇌에 물 공급이 줄어서 뇌질환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다.

30대부터 물을 자주 마시지 않는 습관이 계속되며 노인이 되면 더욱 물을 마시지 않게 된다.
첫째 걷기를 한다. 걷기는 뇌 혈류를 증가시킨다. 미국 일리노이 의대 연구팀의 실험 결과, 걷기를 하면 운동 경추가 자극되어 뇌 혈류가 두 배로 증가 된다.
혈류 공급이 원활하면 뇌 세포를 죽이는 호르몬이 줄며 뇌가 빠르게 활동한다.

둘째, 와인을 마신다. 와인은 기억 수용체를 자극한다. 하루 한 잔이나 두 잔의 와인이 기억력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뉴질랜드 오클랜드 의대 연구소에서 발표되었다.
뇌에 있는 NMDA(N-methyl D-aspartate, N-메틸 D-아스타르테이트산)이라는 기억 수용체가 와인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활성화된다.
특히 레드 와인은 항산화 성분이 뇌 세포 파괴를 막아 기억력을 증대시킨다.

셋째, 커피를 마신다. 커피는 중추 신경 흥분제다. 프랑스 국립 의학 연구소 연구 결과, 하루 3잔 이상 마신 그룹은 기억력 저하가 45% 낮았다.
커피에 있는 카페인 성분은 중추 신경을 흥분시켜 뇌의 망상체(의식 조절 장치)에 작용, 기억력을 높여준다.

넷째, 잠을 잘 잔다. 잠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킨다. 하루 6시간 이상 자야 한다. 특히 밤 10시에서 다음날 새벽 2시 사이에 ‘코티졸(뇌세포 파괴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므로 꼭 이 시간대에 자는 것이 좋다.

다섯째, 메모하는 습관을 갖는다. 메모는 기억을 돕는다. 뇌는 장기 기억 용량은 무제한이지만 단기 기억 용량은 한계가 있다. 기억 세포가 줄어든 노인은 메모 습관을 갖지 않으면 단기 기억들이 가득차게 되어 건망증이 심해 진다.

여섯째, 독서 취미를 갖는다. 독서는 기본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바둑이나 화투보다는 독서가 더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서울 경희대 연구팀이 바둑, 고스톱, TV 시청, 독서를 조사한 결과, 독서가 가장 효과가 컸다.
독서를 하면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시키는 반복 훈련을 하므로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신문 읽기는 피부 호흡이고 신간 서적 읽기는 폐 호흡이며 고전 읽기는 복식 호흡이라니까 혈액 순환에도 도움이 되겠다.

‘병에 걸려야 처음으로 건강의 즐거움을 안다’는 영국 속담이 있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고 오늘 걱정은 오늘로 족하다.
사탄의 달력에는 어제와 내일만 있고 하나님의 달력에는 오늘만 있다고 하지 않는가?

건강한 노년을 위해 다음의 네 가지 행동을 병행하자.
첫째 Do it.(하자)
둘째 Connect it.(맺자)
셋째 Learn it.(배우자)
넷째 Give it.(주자)

김봉주(자유기고가) bjk1940@daum.net